#3. 조조영화

2012. 6. 12. 14:58 - 엄작가 dbjang

간만에 시간이 생겼는데 돈이 없다.

고 생각하는 채원.

채원은 그 동안 준비하고 있던 전시회에 출품할 작품을 어느 정도 완료하고 일정까지 남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생각 중이다.

한 동안 밤샘작업을 며칠한 터라 모자른 잠을 잘까 생각도 했지만 어떻게 생긴 시간인데 싶은 생각에 쉽사리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한다.

 

'이 새벽에 불러낼 사람도 없고 딱히 갈 곳도 없고... 그렇다고 집엔 가기 싫다.'

채원은 동아리실에서 내려와 공학관 앞 벤치에 앉아 하늘을 보며 생각을 해본다.

술 생각도 약간은 나긴 하지만 술을 먹고 바로 뻗어 잠들 것만 같고, 집으로 가자니 텅빈 공간에 천정만 바라보다 더 울적해질 것만 같다.

"이렇게도 갈 곳이 없냐.'

주머니 손을 넣은 채로 발로 흙바닥을 슥슥 문지르던 채원은 벤치  다리 옆에 조그만 돌을 발견한다.

돌을 데구르르 굴려 발로 차보던 채원은 갑자기 일어선다.

'영화나 보자.'

 

학교 정문을 나와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영화관으로 향한다.

보통 같으면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탔을 테지만 조조영화가 시작이 되려면 아직 2시간이나 남은터라 그냥 걸어가기로 한다.

무슨 영화를 볼 것인지는 정하질 않았다. 어차피 어떤 영화가 개봉하고 있는지도 모를 뿐 아니라 딱히 영화를 보고 싶다기 보단 단지 시간을 떼울 심정이기 때문이다.

채원은 40분을 걸어온 영화관으로 들어가 대충 훑어본 포스터 중 멜로 영화를 선택해서 예매를 한다.

그리곤 아래층에 있는 문구점으로 간다.

 

"난 필기구 사는 게 좋더라. 단순히 필기를 하려고 하는 것보단 보는게 좋더라고. 그래서인지 예쁜 것들보단 독특한게 좋아."

예전에 채원과 지태는 함께 작업을 끝낸 후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문구점에 들린 적이 있었다.

채원은 작품에 쓸 도구들을 사는 반면, 지태는 필기구 코너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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