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라는 것

2015. 3. 11. 12:03 - 엄작가 dbjang

 

나는 기독교가 나의 종교다.

어릴 때에는 교회를 편하게 다닐 수만은 없었다.

그리 좋아하지 않은 부모님 때문에 한번씩 갔고 (그렇다고 나 역시 절실히 가진 않았다.)

독립을 하게 되면서 친구를 따라 예배를 드리러 갔었다.

좋았다.

힐링이 되는 내 마음이 좋았고 성가대의 음성이 좋았다.

그리하여 세례를 받은 후 성가대에 들어가 연습하는 것도 좋았다.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도 없었고 나는 내가 드리고 싶으면 가서 예배를 드리면 되었다.

 

이사를 하고 나서 어디 적을 두지 못하고 있을 때 동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교회로 갔다.

새내기 신도를 위해 한 명의 인도자가 따라붙었고 사흘이 멀다하고 반찬이며 샌드위치며 집에 갖다주었고 연락을 했다.

한 번은 첫 째 어린이집 등원으로 바쁜데 찾아왔었다.

연락이 되질 않는다며 찾아왔는데 거기에서 나는 이 교회에 정이 확 떨어졌다.

이 교회에 예배를 드린게 딱 한 번이다.

나는 예배를 드림으로써 용기를 얻고 다짐을 하는 사람인데 이건 사람때문에 정이 떨어져 더 이상 발걸음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아이의 어린이집 친구 아버지가 목사님이라 그 교회를 가게 되었다.

아주 작디 작은 교회.

내가 찬양을 하면 내 목소리만 들릴 것만 같은 그렇게 작은 곳.

아이들이 유달리 많아 어린이집 같은 곳.

참 좋았다.

성경공부를 하는 것도, 마더와이즈라는 부모교육을 받는 것도 좋았다.

거기까지만 했으면 좋았으련만 점점 내 생활로 쳐들어오는 게 싫어졌다.

나의 모든 것을 알려고 했고 기도를 해준다는 명목으로 내 목을 죄어오는 것 같았다.

그 전엔 나일론 신자라 그렇게 깊이 공부를 하지 않았었는데, 아니 몰랐었는데 성경을 알면 알수록 무서워졌다.

 

구약성경 중 '대머리야 대머리야' 하고 놀렸다고 암곰이 쫓아나와 아이들 42명인가를 찢어죽였단다.

그 소리에 놀라 직접 찾아보니 진짜 있다!

이게 뭐지?

아이는 하나님이 키워주신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들이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학교에서는 문제아로 찍히고 있지만 부모는 다른 사람들을 인도하느라 바쁘다.

점점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다른 종교를 가진 적이 없다.

그리 독실하진 않지만 기독교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던 사람이다.

점점 맞지 않은 논리로 인해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있는 중이다.

 

나에게 종교라는 것은 마음에 힘이 되는 것인데 지금 나에게 종교는 짐이 되고 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던 나 였는데 그 혼자 있는 시간이 주어지질 않는 것 같아 깊은 시름에 빠졌다.

사실 안 가면 그만이다.

근데 그렇게 생각을 하고 고개를 드니 다 엮여 있다.

그냥 끊어버리자니 다른 이들이 엮여 있고.

하도 개독교라며 욕을 해대니 창피하기도 하고.

좀 가만히 있으면 좋겠는데 사고를 쳐대니 한숨이 나온다.

 

지금의 종교는 남편이고,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나의 종교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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