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란 건

2015. 2. 8. 16:40 - 엄작가 dbjang

아이들의 사진을 백업을 하거나 뭔가 만들어주기 위해 정리를 하다 보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다.

지금보다 일년 밖에 어리지 않을 무렵이고 얼마 전까지의 모습일텐데 참 많이 컸네 싶다.

요렇게 동글동글한 얼굴이 약간은 사람의 형체로 갸름해지고 인간의 형상이 아닌 듯한 몸짓으로 기어다니던 녀석이 온 집을 누비며 뛰어다니는 걸 보면 역시 시간이 금방이네 싶고.

결혼 전에는 풍경 사진이 주를 이루었다면 지금은 생각해 볼 것도 없이 아이들이다.

필카나 dslr의 무게를 견디며 여기 저기(많진 않지만) 돌아다니면서 찍었던 사진들의 대부분이 나무고 하늘이고, 들판이였다.

무거운 것들을 처분하고 아이들을 찍어주자 구입했던 사진기들도 이제는 무용지물.

휴대폰이 짱이다.

안드로이드를 편히 쓰다가 아이폰으로 갈아탄 이유도 선명한 '화질' 때문이였다.

(조만간 갤놋4로 갈지도 모르겠군. 화질이 그렇게 좋다며?)

아이들을 돌보면서 밖에 나가자고 하면 언제든 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 신발을 신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준비를 할 것은 휴대폰 하나다.

그 휴대폰 하나면 잠깐의 추억도 만들 수 있으니까.

워낙에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녀석들이라 요즘은 동영상으로 찍는 것이 편하다.

찍어놓은 사진을 보자니 유령이 출몰한 것처럼 휙휙 날아가는 것 뿐이니 소리도 간간히 들리고 움직임도, 무엇보다 아이들의 생동감있는 웃음소리 때문에 동영상을 많이 찍게 된다.

키도 컸고 체중도 늘어 분명 물리적인 형상은 커졌다.

하지만 웃음소리만큼은 아직 애기 목소리 그대로라 동영상을 틀면 행복해진다.

 

이제는 두 손이 바쁘다.

예전엔 한 손만으로 아이 손을 잡으면 되니 나머지 한 손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고 장도 볼 수 있었다.

아이가 하나였으니까.

지금은 두 손 모두 아이들의 손에 잡혀있다.

엄마 이리로 가요.

아니야.

서로 엄마를 본인들이 끌고 가고 싶은 곳으로 당긴다.

엄마 쟁탈전.

행복하다. :)

그러다 두 녀석 다 손을 놓고 서로 잡으려고, 안 잡히려고 뛰어가는 모습이 보이면 그제서야 휴대폰을 꺼내어 찍기 시작한다.

그 조그만 기계에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다 담을 순 없겠지만 추후에 한 번씩 느낄 행복감을 위해서 어제도, 오늘도 찍고 내일도 찍을 것이다.

남는 건 사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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