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2014. 6. 27. 01:40 - 엄작가 dbjang
난 벌레가 싫다.
벌레를 좋아할 사람이 있겠냐만.
베란다에서 바느질을 잠깐 하고 있는데 윙 소리가 난다.
파리 소리같기도 하고 뭔가 겁나서 잠에 들지 않고 마침 개임을 하러 서재로 들어가려는 아랑을 불렀다.
창문을 둘러보더니 잡으면 냄새가 나는 벌레라며 종이컵을 찾는다.
찬장안에 모셔둔 종이컵을 건네주니 물티슈 하나를 뽑아들고 배란다로 간다.
잡았단다.
당연히 죽인 줄 알았는데 현관 밖으로 나가 보내준다.
덩치는 산 만한데 속이 참 여린 사람.
어릴 적엔 고기를 못 먹었단다. 그 동물들의 눈이 생각나서.
군대를 가서야 고기를 먹었다는 그.
지금은 뭐 없어서 못 먹지.

벌레 한 마리도 쉽게 죽이지 않고 살아가라고 풀어준 아랑이 참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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