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도서가 도착하기 전까진 이 책은 에쿠니가오리의 최신작이였다.

에쿠니가오리의 책들 중 결혼한 사람들의 사랑이 등장하지 않는 책은 없다.

하나님의 보트 역시 엄마와 딸의 이야기가 주류이지만, 엄마는 혼자이지만, 그래도 사랑은 한다.

 

처음엔 이 책 역시 그렇겠거니 했다.

책 제목에서 느껴지는 음울함.

책 표지에서 느껴지는 어두움.

하지만 책을 펼쳐 내용을 보니 통통 튄다.

레몬같다.

사랑스럽다.

 

항상 느껴지는 감정.

나 역시 이런 사랑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에쿠니가오리식 불륜.

처음엔 제목이 음? 뭘까?

궁금해진다.

남자주인공인 존스씨가 살고 있는 공간, 그 방이 한낮인데도 어두워 그리 지어진 것.

내가 읽고 느껴진 이 책의 대부분의 배경은 밖이다.

그 남자의 방 안이 아닌, 그 여자를 만나러 가기 위한 길이고 그 여자와 함께 필드워크를 한 길이다.

그리고 둘이 함께 한 까페.

그렇게 아름다운 사랑으로 끝나는 줄 알았다.

책의 중반을 넘어서자 쓸데없이 이 아름다운 만남에 재를 뿌리는 자가 나타났으니, 그 자로 인해서 아름답지 않게 되어 버렸다.

실제로 남들이 오해할 만한 일을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당당했고 산책 역시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였을것이다.

여기까지는 정말 내가 원하고 나 역시 해보고 싶어지는 그런 '불륜'이였다.

 

히로시가 아내인 미야코가 아닌 다른 이인 리에코를 통해 존스씨와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어긋나기 시작한다.

남편의 갑작스런 행동과 말로 인해 '세상 밖으로 나와버린' 미야코는 남편이 생각하는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되고 그 일 역시 고백한다.

그 때 돌아온 남편의 답변은 '역시'.

원래 그런걸까?

남자들은 그냥 자신이 생각한 게 맞아떨어지면 아니, 맞질 않더라도 그냥 그렇게 믿어버리는 걸까?

있지도 않은 일을 혼자서 마음대로 상상함으로써 결국엔 그렇게 일을 만들어버리는 어리석은 남자.

히로시는 많은 남자들 중 그러한 부류였던 걸까.

이야기의 초반까지만 해도 아내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으나 아내와 관계된 사람들과는 무척 살갑게 잘지내고 행복한 부부로 보이기까지 한다.

이것만 봤을때는 그리 사랑을 하진 않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런 히로시도 미야코의 또 다른 사랑 이야기를 들으면서 화를 내는 것을 읽고 아 이 남자도 여느 남자들처럼 질투도 하고 아내를 사랑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나는 히로시가 미야코를 사랑하고 있구나 느꼈지만 미야코는 남편의 사랑을 못느꼈나보다.

결국엔 히로시와 미야코는 이혼을 준비하게 되고 그 소식을 존스씨는 전해듣는다.

 

책의 후반부로 이르자 이 모든 일의 원인제공자였던 존스씨는 미야코가 아닌 자신의 아들의 방일을 기다린다.

왜 난 이 남자가 얄미운걸까.

남의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곤 본인은 자신의 혈육을 기다리는.

이 부분을 읽자 피곤함이 밀려온다.

나는 존스씨와 미야코가 필드워크만으로 끝내길 바랬지만, 그리고 그렇게 서로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고 알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그 상태로 멈추길 바랬지만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이들이 참 안타까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참으로 보수적인 아줌마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사랑을 찾은 미야코가 잘됐다라는 생각보다 착실한 아내를 잃어버린 히로시가 안되보였으니까.

 

이 책을 모두 읽은 지금 이 밤.

나도 미야코처럼 '사랑'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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